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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021-05-31
국방부에서
개최된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방산업계가 환영할 만한 결정이 내려졌다. 대형수송기 2차 국외 구매 사업에서 외국 업체와 국내 방산업체의 컨소시엄
구성을 의무화한 지난 4월 26일의 결정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국내 업체가 글로벌 방산사업의 부품 제작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방위산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계기가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국내 방산업체의 글로벌 경쟁력을 향상시킨 원동력 중 하나는 해외 무기를 구매할 때 절충교역사업을 통하여 기술을 이전받거나 국산 부품을 수출하는
협력업체로서 해외 업체의 부품 공급망에 가입하는 것이었다. 매년 해외 대형 방산업체에서는 엔지니어 등을 포함한 자체 평가팀을 구성하여 국내
업체를 대상으로 협력업체로서의 가능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현장 실사 방문(Audit)을 진행하는데 그 평가 과정이 매우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평가 절차는 통상적으로 방문 업체의 연구진, 생산시설, 기업윤리, 협력업체 관계, 관련 인증 등을 종합 평가하고, 이를 통과한 업체와 가격
협상을 진행하는데 최소 6개월에서 수년이 걸린다고 한다. 최근 방위사업청이 제도화한 절충교역 사전가치축적제도 역시 국내 업체의 글로벌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해외 기술 협력을 촉진하고 핵심부품을 개발해 수출 기회를 확대하려는 제도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가
방산업체를 대상으로 해외 대형 방산업체 협력사(GVC·Global Value Chain) 진입 현황을 조사한 결과 30여 개사 미만으로
분석되었다. 항공기는 통상 수만 개의 결합체와 부품 등으로 구성되는데, 대형 수송기 국외 구매 사업에서 해외 업체와 컨소시엄 사업이 구체화된다면
향후 국내 업체의 GVC 진입이 획기적으로 증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대형 수송기 몇 대를 제작하기 위한 부품 공급원으로 국내 업체가 참여하는 것이 얼마나 투자가치가 있겠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이
사업을 계기로 국외 대형 방산업체의 협력업체로 진입할 수 있는 마중물로서의 기회를 제공받음과 동시에 해외 선진 기술력을 획득하고 가격경쟁력까지
확보한다면 수송기·헬기·전투기 관련 부품의 공급망 진출로 수출 판로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지상 및 해상 장비의 국산화율은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으나 항공 분야는 아직도 미진한 실정이다. 우리나라 방산업체의
희망사항과는 별개로 GVC의 진입 장벽이 그만큼 높기 때문인데, 컨소시엄 구성 의무화 방안이 그 장벽을 낮추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방산 분야에서 체계, 완성품 수출이 물론 매우 중요하지만 방산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기술 경쟁력을 갖춘 부품 및 구성품의 수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방산 수출 규모도 획기적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국방부·방위사업청
등 획득 관련 정부기관이 구상한 이 사업 방안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구체화하는 한편 방산업계에서도 효율적 참여 방안을
미리 구상하여 성공적인 사업 결과를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대형 수송기 2차 사업을 롤모델로 해서 향후 다른 국외 구매사업에도 파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시행되는 해외 무기 도입 시 국내 업체 참여 컨소시엄 구성 의무화 시범사업이 큰 성과를 거두어 국내 방산업계에 '투자-생산-이윤 확보-수출'의
선순환 구조가 구축되기를 기대한다.
[나상웅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
기사원문 : https://www.mk.co.kr/opinion/contributors/view/2021/05/520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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